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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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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의 관료주의와 공산당 고위층의 ‘살아 있는 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5일 런민(人民)일보 등에 따르면 지셴린(季羨林) 전 베이징대 교수는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자신의 여비서 양루이(楊銳) 씨를 바꿔 달라는 서신을 보냈다.
지 전 교수는 양 씨가 먹다 남은 닭고기를 점심이라고 가져다주는 등 비서 역할에 문제가 있는 데다 자택에 있는 자신의 소장품들이 도난당해 경매에서 팔린 것 등을 꼽으며 학교에 비서 교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 씨는 오랫동안 비서를 하면서 지 전 교수 집 열쇠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원 총리는 직접 편지를 써 학교에 보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지도부가 다 모여 회의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다.
양 씨는 이 대학 부서기이자 부총장인 당위 씨의 부인이다.
지 전 교수의 사정을 안 신화통신 간부, 산둥(山東)대 교수 등 친구들이 나서 ‘소장품 절도 경매’ 등을 공론화하자 대학 측은 그제야 양 씨를 바꿨다.
하지만 새로 온 비서도 부총장이 임의로 데려와 지 전 교수 측이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