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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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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 - 전략자원 선점 주문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에는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경제 패권을 무너뜨리고 중국의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지적이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28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최된 ‘개혁개방 30주년 기념 경제학자 좌담회’와 19일 열린 ‘중국경제 50인 포럼 1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중국 석학들은 “미국의 금융위기는 중국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학자들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장기 불황에 비춰 볼 때 이번 위기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10∼20년간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중국에는 천우신조(天佑神助)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줄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자들은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워싱턴의 G20 주요국 정상회의 등 금융위기 극복과 새로운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특히 현재 국제무역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어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도록 국제화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들은 또 1조90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원유와 철광석 동 알루미늄 등 전략자원을 선점하고 첨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해외 진출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이 러시아와 20년에 걸쳐 3억 t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하고 러시아에 200억∼250억 달러를 미리 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탕민(湯敏) 중국발전연구기금회 부비서장은 “이번 금융위기는 장기 전략상으로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단언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