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8]D-6…오하이오주 등 경합지역서 막판 격돌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오하이오 주 캔턴에서 연설을 하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캔턴=로이터 연합뉴스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오하이오 주 캔턴에서 연설을 하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캔턴=로이터 연합뉴스
오바마 “새로운 정치의 시대 이젠 1주일 남았다”

매케인 “위험한 리버럴에게 곳간 맡길수는 없다”

“당신의 곳간 열쇠를 이대로 리버럴 3인방에게 넘겨주려 하십니까?”(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이제 1주일만 있으면 지역 간, 당파 간 분열의 정치 시대가 끝납니다.”(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

미국 대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후보 진영은 막판 선거전 대결 구도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매케인 진영은 어떻게든 이념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반면 오바마 진영은 다시 변화와 통합의 메시지로 선거를 마무리하려는 모습이다.

▽“결국은 이념적 선택이다”=매케인 후보는 27일 오하이오 주 유세에서 ‘위험한 리버럴 3인방’을 거론하며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당신이 애써 모은 재산을 미래를 위해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역대 대선후보 중 가장 리버럴한 사람(오바마 후보)과 지난 2년간 의회를 장악해 온 민주당 지도자들, 즉 낸시 펠로시와 해리 리드에게 맡길 것인가.”

보수층 유권자들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펠로시 하원의장과 리드 상원 원내대표를 본격 거론함으로써 백악관과 상하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한 것이다.

“오바마는 가진 사람의 것을 뺏어 나눠 주려는 부의 재분배를 주장한다”는 매케인 진영의 공세는 오바마 후보가 2001년 시카고 공영라디오와 인터뷰한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더욱 달아올랐다.

당시 오바마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이 “대법원은 부의 재분배와 경제정의를 열심히 추구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민권운동이 부의 재분배를 추구하면서 대법원만 쳐다본 것은 비극이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육성 그대로 들린다.

매케인 후보는 유세에서 그 내용을 읽어준 뒤 “유럽에선 이를 사회주의라고 부르는데 오바마는 변화라 부른다”며 “오바마는 ‘재분배주의자 총책(Redistributionist in Chief)’이 되려고 출마했고 나는 ‘총사령관(Commander in Chief)’이 되려고 출마했다”고 주장했다.

▽“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오바마 후보는 27일 오하이오 주 캔턴에서 ‘최후 변론’이라고 제목을 붙인 연설을 통해 “이제 더는 ‘레드 아메리카’도, ‘블루 아메리카’도 없다. 오로지 거대한 단합된 미국만이 있을 뿐”이라며 이념논쟁을 일축했다.

총론보다는 각론에 치중했던 그동안의 유세와 달리 10개월 전 경선 시작 때 들고 나왔던 ‘통합’과 ‘변화’라는 기본 메시지를 다시 강조함으로써 선거운동에 일종의 기승전결 플롯을 부여한 것.

그는 “분열의 정치 대신 ‘새로운 정치’로 미국과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시간이 이제 1주일 남았다”면서도 “마지막 1분 1초까지도 느슨해지지 말자”고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오바마 후보는 이어 펜실베이니아 주 유세에선 “매케인은 억만장자와 거대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준 뒤 일반인들에게는 한 방울 국물이 떨어지길 바라게 만드는 부시-매케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매케인 후보를 비판했다. 2001년 라디오방송 내용에 대해 오바마 진영은 “폭스뉴스와 드러지리포트, 매케인 3자 연합이 만들어내는 거짓 논쟁”이라고 매우 신경질적인 논평을 내보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