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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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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휘청거렸던 유럽에서도 국가별로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자국의 4대 은행에 350억 파운드(약 76조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13일 투입할 예정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가 국내 최대 모기지은행인 HBOS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즈TSB, 바클레이스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영국 정부는 HBOS의 지분 70%, RBS의 지분 50%를 보유하게 돼 두 은행은 사실상 국유화된다.
이 신문은 이번 조치가 발표되면 런던 증시에서 거래가 일시 중단될 만큼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공적자금 투입 이후 로이즈TSB가 바클레이스를 인수하는 협상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BBC 방송도 이르면 13일 HBOS와 RBS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은행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를 놓고 최종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포르투갈 정부는 12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허약해진 자국 은행을 돕기 위해 200억 유로(약 35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도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정부가 은행 간 대출을 보증하고 위기에 빠진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정부가 직접 해당 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11일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은행들에 충분한 자본을 공급하는 문제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자금 투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은행에 투입되는 공적자금 규모는 500억∼1000억 유로(87조원∼174조원)가 될 것이며, 13일 정부가 각료회의에서 이 방안을 확정하면 이번 주 중 관련 법률이 의회를 통과한 뒤 대통령이 서명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는 13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소집한 비상 각의에서 은행 예금에 대한 정부 지급 보증과 은행 파산을 막기 위한 법적 구제기구 창설 등을 담은 법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각의가 끝나는 대로 TV 연설을 통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