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공포지수’ 사상 최고치 9일 63.92 기록

  • 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글로벌 증시가 급락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는 전날보다 11.11% 치솟은 63.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VIX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의 불안심리나 공포감이 크다는 것을 뜻해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이날 VIX지수는 장중 한때 64.92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우지수 10,000 선이 붕괴됐던 6일 VIX지수의 장중 최고치가 56.32였음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달 들어 금융위기가 심화되기 이전 VIX지수가 40을 넘었던 적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8년 롱텀캐피털(LTCM) 붕괴 사태, 2001년 9·11테러, 2002년 월드콤 파산 사태 등 4차례밖에 없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일본 야마토생명 파산 소식에 장중 11.38% 떨어져

중국 잇단 부양책에도 약발 안먹혀 2000선 턱걸이

유럽 개장직후 급락 → 낙폭 만회 ‘요동 장세’ 반복

■ 해외증시

미국 증시는 10일 폭락세로 시작해 반등으로 돌아서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 600포인트(약 7%) 이상 폭락해 7,900 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반등해 9일 종가(8,579.19)를 넘어섰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도 계속됐다.

이날 도쿄(東京)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는 장중 한때 11.38%인 1042.08포인트가 폭락했다. 이는 1987년 10월 주가가 대폭락했던 ‘블랙 먼데이’ 이후 사상 두 번째로 큰 장중 하락폭이다.

도쿄와 오사카(大阪)주식시장에서는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야마토생명보험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날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에 해당하는 갱생특례법 적용을 신청했다는 소식도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에서 생명보험사의 도산은 2001년 도쿄생명보험 이후 7년 만이자 전후(戰後) 8번째다. 야마토생명은 3월 말 현재 총자산 2831억 엔으로 생명보험 업계 33위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FTSE 100 지수는 개장 직후 10% 하락해 4,000 아래로 떨어졌으나 이후 낙폭을 줄여 4,000을 회복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에서도 개장 직후 DAX 지수가 10% 급락했고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도 한때 9% 정도 떨어졌다.

유럽 주식시장의 급락세는 세계적인 신용위기로 시장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되면서 아시아와 미국 증시가 폭락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호주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인 S&P/ASX200 지수도 이날 360.2포인트(8.3%)가 폭락한 3,960.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992년 ASX200 지수 도입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4.01포인트(3.57%) 떨어진 2,000.57로 마감했다. 이날 주가지수는 개장과 함께 1,995.96으로 출발해 2,000 선이 무너진 채 오전 장을 이어갔으나 폐장을 앞두고 회복돼 2,000 선에 턱걸이하며 마감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 부양을 위한 각종 종합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도 외부의 금융위기 파고를 막아내지 못하는 것에 당혹해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권거래소는 이날 세계 금융시장 공황의 파장을 막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JSX 주가지수는 8일 10% 넘게 떨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됐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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