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나쁜 정보일수록 빨리 보고하라”

  • 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부처이익 버리고, 신속히, 내 일처럼’ 공무원 4訓 주문

“나쁜 정보일수록 빨리 보고하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사무차관회의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아소 총리의 주문은 이 밖에도 △신속하게 일하라 △부처 이익을 버리고 국익에 철저하라 △내 일이 아니라 하지 말고 스스로 일을 찾으라 등 4개 항목.

이 같은 주문의 배경에는 각 부처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하는 사무차관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잇단 불상사로 위축된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그러나 ‘아소 4훈’은 사실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내각에서 고토다 마사하루(後藤田正晴·2005년 사망) 당시 관방장관이 내각에 훈시한 ‘고토다 5훈’을 본뜬 것.

‘부처 이익을 잊고 국익을 생각하라’ ‘나쁜, 그러나 진실이 담긴 내용을 보고하라’ ‘용기를 갖고 의견을 말하라’ ‘내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결정됐으면 실행하라’ 등 고토다 5훈은 뒤집으면 관료주의의 실태를 드러내 보인 것이란 평을 받았다.

탁월한 관료 조종술로 ‘면도날’이라 불리던 고토다 전 장관은 나카소네 내각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까지 12명의 총리를 보좌했다. 특히 나카소네 전 총리는 “나카소네를 싫어한다”고 공언하던 그를 집권 5년 내내 각료로 기용해 지근거리에서 ‘쓴소리’를 하도록 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아소 총리를 ‘호전적 국수주의자’라고 비판한 기사에 대해 공개 반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외무성은 아소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 등을 예로 들며 “그의 외교 방침은 미일동맹을 기본으로 중국, 한국 등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문제에도 참여하는 상당히 균형을 갖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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