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前 총리 남편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당선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5분


파키스탄인민당(PPP) 지지자들이 6일 파키스탄 신드 주 라르카나에 있는 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고향 집 앞에서 부토 전 총리의 사진을 들고 그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PPP 의장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라르카나=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인민당(PPP) 지지자들이 6일 파키스탄 신드 주 라르카나에 있는 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고향 집 앞에서 부토 전 총리의 사진을 들고 그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PPP 의장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라르카나=로이터 연합뉴스
“탈레반 축출” 공언 친미성향 유지할 듯

지난해 12월 총선 유세 도중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3·사진) 파키스탄인민당(PPP) 의장이 파키스탄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7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실시한 선거에서 자르다리 후보가 중앙 및 지방의회, 상원 등으로 구성된 전체 선거인단 투표 702표 가운데 481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PPP에 이어 제2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후보로 나선 사에드 우즈 자만 시디퀴 전 대법원장은 153표,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Q)의 무샤히드 후세인 시예드 상원의원은 44표에 그쳤다.

▽자르다리는 누구=자르다리 신임 대통령은 자신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PPP가 2월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한 뒤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PML-N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정국을 주도하면서 파키스탄 정계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연정 구성 직후부터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고, 탄핵 위기에 몰린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달 물러나자 자신이 권좌에 올랐다.

AP통신은 “집권여당의 의장을 맡고 있는 자르다리 후보가 대통령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파키스탄 61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 됐다”고 보도했다.

자르다리 신임 대통령의 성공은 부토 전 총리 암살에 따른 동정 여론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1987년 부토 전 총리와 결혼한 그는 부토 전 총리 재임 시절 연방 하원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의 대통령 자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정부의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해 10%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11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으며 이 때문에 ‘미스터 10%’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정 운영 경험이 없는 데다 오랜 수감생활을 거치면서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 친미 성향 유지될 듯=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7일 “자르다리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동지라는 암묵적인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그동안 “탈레반 세력을 몰아내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견해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정치 경제적 불안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이 지난달 무샤라프 대통령 사임 이후 대통령후보를 합의 추대하기로 한 PML-N 등과 합의를 지키지 않아 연정이 깨진 상황인 데다 파키스탄 경제도 외부 지원 없이 회생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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