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7년 만에 미국서 밀 수입”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AFP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 500만 t 모자라”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 위기에 직면한 이란이 27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밀을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는 2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밀 수확이 시작된 6월부터 미국산 밀 118만 t을 사들였다며 이란의 밀 수입량은 벌써 미국 전체 밀 수출량의 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올해 밀 생산량은 몇 달 동안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1000만 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수요량에 500만 t이나 모자라는 양이다.

이란의 미국산 밀수입은 이란이 이슬람혁명 이듬해인 1981년 수입을 중단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1980년 이란과 단교했으나 지난해 5월 이라크 문제를 놓고 대사급 회담을 시작했으며 테헤란에 외교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양국 간 외교 창구는 계속 가동돼 왔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매킨터프 국무부 대변인은 “서방 사회가 핵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이란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밀 수출은 합법적이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와코비아은행의 곡물시장 애널리스트 빌 넬슨 씨는 “이란의 밀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곳은 미국뿐”이라며 “이란이 시리아 등 중개국을 이용하는 방법 대신 직접 미국과 거래를 한다면 이는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수드 미르카제미 이란 상무장관은 이란 메르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캐나다와 유럽 국가에서 밀을 수입하지만 미국에서 직접 밀을 수입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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