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요원 모델은 007 제임스 본드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원작자 플레밍, 창설에 도움줘

‘007 시리즈’의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1908∼1964·사진)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창설에 도움을 줬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정보국장 존 고드프리 제독의 개인 비서였던 플레밍은 미국의 전략정보국(OSS)을 이끌던 윌리엄 도노번 장군과 연락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OSS는 미국이 영국의 정보기관인 MI6를 모방해 전쟁 중에 신설한 조직.

도노번 장군은 1941년에 새로운 정보기관 창설을 준비하면서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플레밍에게 청사진을 만들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플레밍은 이상적인 정보기관과 첩보원에 대해 설명한 72쪽 분량의 메모를 작성해 도노번 장군에게 건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 메모는 현재 런던의 ‘임피리얼 전쟁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플레밍은 완벽한 첩보원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관찰력 분석력 평가능력과 더불어 분별력과 절제, 임무에 대한 헌신을 중시했다. 또 언어능력과 폭넓은 경험이 필요하며 나이는 40대가 적당하다고 봤다. 이상적인 첩보원에 대한 플레밍의 묘사가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와 흡사하다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도노번 장군은 전문적인 조언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후일 플레밍에게 ‘특수용’이라는 글자를 암호로 새긴 38구경 콜트 회전식 권총을 선물하기도 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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