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對中 강성발언 잊어줘’

  • 입력 2008년 8월 9일 03시 01분


티베트 관련 비난 덮고 中찬양 돌변… 달라이 라마 접견도 취소

올해 3월 중국 당국의 티베트 시위 강제 진압 이후 중국을 맹렬히 비난해 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앞두고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것에 항의하며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 그는 또 이달 22일 프랑스를 방문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그는 6일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올림픽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스포츠라면 중국이 금메달감”이라고 칭찬했을 뿐 아니라 “중국은 존경받을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에는 아내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를 대신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인권 단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 문제 개선보다 프랑스 기업의 중국 진출을 선택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처럼 사르코지 대통령의 태도가 180도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목적도 있지만 프랑스가 현재 유럽연합(EU)의 의장국임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유럽의회의 다니엘 콘벤디트 의원은 유에스에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12월 EU-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올림픽 기간에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AFP통신은 달라이 라마 측이 7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만나기에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며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점을 들어 달라이 라마와 사르코지 대통령 간의 ‘전략적 타협’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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