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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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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령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약속한 것”
“작년 美조사서도 ‘광우병 무시할 수준’ 보고”
미국 정부가 참여정부 당시 한국 정부로부터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안전하다고 판명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수용한다는 뜻을 통보받고, 이를 환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소속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23일 외교통상부 비공개 문서 열람 결과, 지난해 5월 31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한국 측에 보낸 ‘미국의 입장’이란 문서에서 “권오규 부총리의 답변을 환영한다. 한국이 OIE 기준을 받아들인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약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앞서 같은 달 28일 브리핑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해 “협의가 별다른 이견이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07년 9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같은 해 4월 2일 특별담화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협상에 있어 OIE 권고를 존중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약속으로 확인해 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 측은 “미국의 이 같은 환영은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OIE 기준을 수용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이미 언약했고 이를 권 전 부총리가 다시 확인해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노 전 대통령 시절 이미 모든 연령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약속해 놓고 최종 협상만 다음 정부로 떠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이 23일 입수한 ‘미국산 쇠고기 관련 현지 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농림수산부와 교수 등 전문가들은 9일간 미국에서 현지조사를 한 후 내놓은 종합의견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인체 감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국내 광우병 유입 우려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그동안 제기됐던 내용에 대해 점검한 결과 추가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광우병 임상 증상을 보이는 소는 모두 광우병 검사를 받고 있었다”는 당시 의견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5월 농림수산식품부 점검단이 미국 현지를 다녀온 뒤 내놓았던 결과와 거의 같은 내용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31일 농림부 차관보와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교수 등이 참석한 협의회에서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에게서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서두른다는 느낌이 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노무현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강하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