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주기술 현주소- ‘로켓 제조’ 미쓰비시중공업 가보니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日 로켓 제조 산실 일본의 로켓 제조를 독점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일본 정부로부터 로켓 발사 기능도 넘겨받았다. 이 회사 도비시마 공장의 로켓 제조 라인. 나고야=천광암 특파원
日 로켓 제조 산실 일본의 로켓 제조를 독점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일본 정부로부터 로켓 발사 기능도 넘겨받았다. 이 회사 도비시마 공장의 로켓 제조 라인. 나고야=천광암 특파원
韓 - 한국형 우주로켓 12월 첫 발사

日 - 100% 日기술…해외판매 나서

《2008년은 한국의 우주부문이 획기적으로 도약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월에는 전남 고흥군에 한국의 첫 우주센터가 문을 연다. 12월에는 이곳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만든 ‘한국형 우주로켓’ KSLV-1이 발사된다. 그러나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주강국에 비하면 한국의 우주부문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4개국 중 뒤쫓기에 가장 ‘수월해 보이는’ 일본과의 거리도 까마득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의 로켓 제조와 발사를 독점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찾아 ‘한일 우주 격차’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한국 KSLV-1 - 국산화율 60%선… 연료는 등유

일본 H-2A로켓 - 액체수소 연료로 최대 6t 탑재

○日 ‘100% 국산화’ 14년 전 성공

아이치(愛知) 현 나고야(名古屋) 시 미쓰비시중공업 도비시마(飛島)공장의 로켓기체 제조라인. 전장 52m가 넘는 H-2A 로켓의 조립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H-2A 로켓은 일본이 1975년 미국의 도움으로 개발과 발사에 성공한 N-1 로켓 이후 다섯 번째 모델이다.

인공위성을 싣고 가서 궤도에 올린다는 기능 자체는 KSLV-1이나 H-2A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능이나 기술 수준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먼저 KSLV-1은 100kg급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우주로 날아오를 예정이지만 H-2A는 대형 보조로켓 4개를 장착하면 6t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

KSLV-1의 연료는 등유이고 H-2A의 연료는 액체수소라는 점도 큰 차이다.

H-2A 제조를 책임진 나카가와 도시히코(中川稔彦) 부장은 “일본 로켓도 등유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연비가 액체수소보다 크게 떨어져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체수소는 성질이 극히 민감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루기가 어렵다”면서 “액체수소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로켓기술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의 로켓기술에서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차이는 ‘홀로서기’ 여부다. KSLV-1은 국산화율이 60%대에 불과하지만 H-2A는 사실상 100% 일본 기술이다.

나카가와 부장은 “관련 부품 중 일부를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이는 단지 경비절감 때문”이라면서 “이전 모델인 H-2 로켓에서 이미 100% 국산화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상업화 위해 한국시장 노크

‘완전 국산화’라는 관문을 이미 14년 전에 돌파한 일본의 현재 목표는 ‘상업화’다.

당초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로부터 주문받은 로켓을 생산하는 역할만 맡았지만 지난해 발사서비스 기능도 넘겨받았다. 그 첫 데뷔작이 지난해 9월 일본의 달 탐사선 ‘가구야’를 실어 나른 H-2A 로켓 13호기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를 계기로 해외시장도 노크하고 있다. 첫 대상이 로켓발사 부문에서 걸음마 준비를 하고 있는 한국이다.

미쓰비시중공업 항공우주사업본부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부장은 “한국의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2011년경 발사 예정)의 발사업체 선정에 제안서를 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제안한 금액은 경쟁국인 러시아의 50∼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 측은 “H-2A 로켓은 2005년 7호기 이후 7회 연속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6호기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전체 성공률이 92.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 측은 “H2-A 로켓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는 발사 실패에 대비한 보험료율이 구미의 정상급 기업과 똑같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고 덧붙였다.

나고야=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