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시인 ‘나는 총 없는 대한민국을 좋아한다’

  • 입력 2008년 7월 11일 19시 29분


한국에서 보고 느낀 한국인과 한국 생활을 주제로 한국어 시집 `테이블 전쟁'을 발간한 대구가톨릭대 영어영문학과 객원교수 제이슨 로저스(Jason Rogers.28)씨. [연합]
한국에서 보고 느낀 한국인과 한국 생활을 주제로 한국어 시집 `테이블 전쟁'을 발간한 대구가톨릭대 영어영문학과 객원교수 제이슨 로저스(Jason Rogers.28)씨. [연합]
'나는 총 없는 대한민국을 좋아한다/이것에 대해 시를 쓰는 것을/정말 좋아한다/나는 안전하게 여기에 있기 때문에/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대한민국')

대구가톨릭대 영어영문학과에서 강의하는 미국인 제이슨 로저스(28·사진) 객원교수가 11일 '테이블 전쟁'이라는 한국어 시집을 펴냈다.

2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틈틈이 쓴 400편 가운데 73편을 가려 시집에 담았다. 그는 '영어공부하고 있어요', '어정쩡한 대답', '어쩌구 저쩌구' 등의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 생활의 일상을 따뜻하게 표현한 시들이다. 시집의 제목으로 올린 시 '테이블 전쟁'은 패스트푸드점의 테이블에 놓여 있는 스타벅스컵과 맥도널드 봉투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

로저스 교수는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의 영어영문학과에 재학할 때 만난 한국인 유학생에게서 한글을 배운 것을 인연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방학인 요즘 대학 도서관에서 하루 10시간가량 한국의 문학작품을 읽는다. 그는 "한국어 시를 읽으면서 한국인의 정서와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어에 많이 서툴지만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로저스 교수는 한국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어 9월 이 대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한국어로 시를 쓰는 게 목표이므로 집에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직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한 느낌을 한국어로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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