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타나모 포로고문 원조는 6·25때 중국군”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미군포로가 겪었던 기법 그대로 활용

‘그들이 하면 고문, 우리가 하면 신문?’

미군이 그동안 ‘고문’이라고 지적해 온 중국군의 신문 기법을 미국 내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활용해 왔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폭로했다.

미군이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등에서 활용한 신문 기법은 중국군이 6·25전쟁 당시 미군 포로들을 상대로 했던 기법의 복사판이라는 것. 그 목적 또한 ‘세균전과 각종 학살을 저질렀다’는 거짓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돼 중국군으로부터 각종 고문을 받았던 미 공군 병사들은 1955년 귀환 직후 미 공군 사회과학연구원 소속 앨버트 비더먼 박사에게 안내됐다. 비더먼 박사는 이들과의 심층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중국군이 사용한 기법과 그 효과 등을 총 8개 부분, 30여 가지 방법으로 나눈 표로 정리했다. 그로부터 약 반세기 후 그 내용은 토씨 하나 바뀌지 않은 채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신문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자료로 활용됐다.

이에 따르면 수면 방해, 굶기기는 포로의 심리적, 신체적 탈진을 유도해 신문관에 대한 전적인 의존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더먼 박사는 당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신문 방법은 단순한 거짓 자백의 차원을 넘어 “포로들 스스로 학살을 감행했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용의자에 대한 신문은 가혹 행위가 아니며 테러 예방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태도를 고수해 왔다. 이에 칼 레빈 상원의원은 “우리는 국가 안보를 위한 정보가 필요하지 세뇌를 통한 거짓 정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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