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靑年 "일본은 불난 집에서 물건을 훔치려 했다"

  • 입력 2008년 6월 3일 17시 45분


코멘트
'남의 집에 불난 틈을 타 물건을 훔치려했다(진화타겁·¤火打劫)'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기관지인 중궈칭녠(中國靑年)보는 3일 일본이 자위대 수송기를 이용해 쓰촨(四川) 성 지진 피해자들을 돕는 구호품을 중국 측에 전달하려 한 것을 이렇게 풀이했다.

이 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8일 "중국 측이 요청해 자위대 수송기를 이용한 구호품 수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가 이틀 만에 중국 내 반발을 이유로 취소한 사건의 전말도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 하순 중국 주재 일본대사관에 "일본 측이 원조물자를 곧 보내주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고, 일본 외무성은 "물자운송은 자위대 수송기가 가장 빠르다"고 회신을 보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의 회신 내용 중 '자위대 수송기'의 중국 영토 진입 여부에 대해 중국 측이 명확한 가부(可否) 표현을 하지 않자 일본은 중국 정부가 이를 승낙, 나아가 요청한 것으로 확대 해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 양국 최고 지도자가 상호 방문하면서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데다 지진 발생 후 일본 구호대의 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자 자위대의 중국 영토 진입이라는 '역사적인 사건'까지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일 간에는 역사, 대만, 식품안전(만두파동)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일본의 침략전쟁 그림자가 중국인의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는데 일본 국기를 단 비행기가 중국 하늘에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궈칭녠보는 그러면서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31일자 사설에서 '지진 피해지역에서 가까운 충칭(重慶)은 일본군에 의해 여러 차례 폭격을 당한 곳으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마샤오톈(馬曉天) 부총참모장도 같은 날 "일본군 비행기의 중국 영토 진입은 중국인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비록 그 영향은 금방 없어질 지라도 (자위대 항공기의 중국 입국은)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