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고원 넘어 평화 올까

  • 입력 2008년 5월 23일 02시 55분


이스라엘-시리아 8년 만에 협상 재개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터키의 중재로 8년 만에 평화협상에 나섰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1일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포괄적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취임한 지난해부터 시리아와의 평화협상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런데 최근 뜻밖의 정세 변화에 따라 협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레바논 반정부 조직 헤즈볼라가 2주 전 베이루트 서부 지역을 장악하자 안보에 관한 이스라엘의 위기감이 고조됐고 이 같은 위기의 돌파구로 시리아가 떠오른 것.

시리아는 헤즈볼라 외에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주요 후원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리아와의 평화협정 체결은 국내외의 불안 요인을 한꺼번에 해소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이스라엘은 기대하고 있다.

시리아와 이란의 친밀한 관계도 고려됐다. 평화협상을 통해 시리아를 이란의 틀에서 떼어내 친서방 성향의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끌어들인다면 이스라엘로서는 더 바랄 게 없는 외교적 성공이 된다.

시리아도 평화협상을 통해 얻을 게 많다. 최대 관심사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뺏긴 골란고원을 되찾는 것.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하던 핵시설을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파괴한 후 위축됐던 대외관계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8년 만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국민의 3분의 2가 여전히 골란고원 반환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부에서는 간신히 의회 과반을 차지한 올메르트 정권의 협상 추진력을 문제 삼으며 “이번 협상이 금융비리 스캔들이라는 국내 문제의 무마용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은 협상이어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된다는 관측도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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