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리가 만든 대형항공기 타고 세계 누비자”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7분


150명 이상이 탑승 가능한 대형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게 될 ‘중국상용비행기유한책임공사’의 현판식이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신화통신
150명 이상이 탑승 가능한 대형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게 될 ‘중국상용비행기유한책임공사’의 현판식이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신화통신
2조8000억원 투자 상용기제작사 설립

중국이 11일 150인승 이상의 대형 항공기 제작을 위한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 제작에 들어갔다. 신화통신을 포함한 중국 언론들은 “중국 대형 항공기 자체 제작의 새 장을 열었다”며 크게 보도했다.

2020년 출시할 예정인 중국의 대형 여객기 국산화 계획이 성공할 경우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대형 항공기 시장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 현판식 부총리 등 500명 참석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상하이(上海) 국제회의센터에서 설립자본금 190억 위안(약 2조8397억 원)을 투자한 중국상용(商用)비행기유한책임공사의 현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장더장(張德江) 부총리와 위정성(兪正聲) 상하이 당서기, 완강(万鋼) 과학기술부 부장 등 고위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약 600억 위안(약 8조9676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250명 이상도 태울 수 있는 대형 항공기의 국산화를 이룰 계획이다.

이륙중량 100t 이상의 대형 항공기는 장기간의 연구와 막대한 자금,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사업 분야다. 현재 대형 항공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4개국 등 총 6개국뿐이다.

○ 항공여객 2억명 육박

중국은 1990년대 미국 보잉사와 100석 규모의 AE100기를 합작 생산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이 경쟁사로 등장할 것을 우려한 보잉사와의 갈등으로 합작은 깨졌다.

유럽의 에어버스사와도 합작을 추진했지만 기술 이전료로만 10억 달러를 요구하자 2000년대 들어 중국은 결국 자체 제작을 결심했다.

특히 1978년 231만 명에 불과했던 중국의 항공여객이 지난해 1억8519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도 중국 정부가 대형 항공기 자체 제작에 나서게 된 계기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중국의 항공여객 수요가 7억7000만 명으로 늘어나 2020년까지 2100∼2400대의 비행기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잉사와 에어버스사는 당초 2025년까지 2230대의 대형 항공기를 수입하기로 한 중국 정부가 자체 제작을 본격화하자 크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작년 중형여객기 국산화 성공

중국은 민간여객기 국산화 방침을 확정한 2000년대 초부터 착실히 여객기 제작 기술을 축적해 왔다. 지난해 3월엔 70∼90석의 중형 여객기 ARJ21-700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형 항공기에 들어가는 복합재료의 기술은 미국 유럽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연구 인력 역시 현재 보유한 700여 명으로는 크게 모자란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에야 영국 크랜필드대와 연구 인력 양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까지 연구 제작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조차 마련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진좡룽(金壯龍) 중국상용비행기유한책임공사 총경리는 이날 “대형 항공기 제작은 하루 이틀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초기 몇 년간은 인재 육성과 연구 제작에 몰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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