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 지방선거 참패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8분


런던=EPA 연합뉴스
런던=EPA 연합뉴스
세금인상안 등 역풍… 보수당에 20%P 뒤질듯

1일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실시된 영국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보수당이 압승했다. 집권 노동당은 1960년대 이래 최악의 참패를 겪었다.

2일 BBC방송의 예상 집계에서 노동당은 24%를 득표해 보수당의 44%에 비해 20%포인트 뒤지고 자유민주당의 25%에도 미치지 못한 3위로 전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관심사인 런던시장 선거에서도 3선을 노린 노동당의 켄 리빙스턴 시장이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후보와 2일 오후(현지 시간) 현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9개 지방의회(council) 중 공식 집계 결과가 발표된 100개 지방의회 중에서 보수당은 45개, 노동당은 14개, 자민당은 6개 지방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얻었다.

보수당은 8개 지방의회를 새로 얻은 반면 노동당은 6개 지방의회를 내줬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010년으로 예정된 차기 총선에서 올해 42세의 젊은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이 이끄는 보수당의 승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BBC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 결과 보수당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됐다”고 논평했다.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사진) 총리는 최근 월급 생활자의 소득세 10%포인트 인상안과 재판 전 테러 혐의자를 42일 동안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시해 인기를 잃었다.

브라운 총리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선거 패배를 인정하면서 “패인을 분석해 교훈으로 삼고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리엇 하먼 노동당 부당수는 “영국도 세계 경제침체의 와중에 있다는 점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며 “브라운 총리를 중심으로 필요한 개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총리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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