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올림픽 앞두고 공항-터널 등 기반시설 공기 앞당겨
세계 최장의 바다대교(바다 위로 건설하는 다리)인 항저우(杭州)만 대교가 5월 1일 개통된다.
이 다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명실상부한 강대국으로 굴기(굴起·우뚝 솟음)하는 중국의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그동안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공항 고속철도 다리 등 기념비적 사회기간시설을 최근 잇달아 확충하고 있다.
○ “상하이를 세계 6위 경제권으로”
저장(浙江) 성의 닝보(寧波)와 자싱(嘉興)을 잇는 왕복 6차로 36km의 항저우만 대교가 개통되면 상하이(上海)와 닝보 간 거리는 자동차로 4시간에서 2시간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만을 따라 우회하던 길을 바다로 곧장 질러가기 때문이다.
항저우만 대교는 지금까지 가장 긴 바다대교인 미국의 체사피크만 대교(27.3km)보다 약 8km가 길다. 중국은 다음 달 19일 이 다리 위로 올림픽 성화를 봉송하는 ‘올림픽 홍보’를 위해 개통을 예정보다 8개월가량 앞당겼다.
항저우만 대교의 개통은 닝보 항과 상하이 및 주변 지역의 통합을 가속화해 창장(長江) 삼각주의 경제규모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미국 시카고에 이어 세계 6번째로 도약시킬 것으로 중국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다리 중앙에는 비상 주정차와 휴식 등을 위한 인공 섬을 만들었고 5km마다 탑에서 다리로 늘어뜨린 케이블의 색깔을 바꿔 ‘무지개 대교’라는 별명이 붙었다.
○ ‘기록적인’ 사회기간시설 줄줄이
이달 2일 개통된 쑤저우(蘇州)와 난퉁(南通)을 잇는 쑤퉁 대교는 세계 최장의 사장교(탑을 세우고 탑에서 바로 케이블을 다리에 연결해 지탱하는 방식)다. 중앙 주상판의 최대 길이가 1088m에 이른다.
쑤퉁대교는 상하이와 장쑤(江蘇) 성의 여객과 화물운송 시간을 앞당겨 창장 삼각주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다리도 성화 봉송을 위해 예정보다 1년가량 앞당겨 준공했다.
우한(武漢) 시내를 관통하는 창장강의 양안을 잇는 하저(河底)터널도 19일 개통됐다. 길이 3609m에 왕복 4차로의 이 터널은 한 방향으로 하루 5만2000대의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6200km를 동서로 흐르는 중국 최장의 강인 창장강에 하저터널이 뚫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단일 공항터미널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베이징(北京) 서우두공항 3터미널이 개항했다. 면적이 98만6000m²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약 1.5배이며 연간 승객 수송 능력은 4448만 명으로 인천공항(3075만 명)을 능가한다.
베이징과 톈진(天津)을 잇는 시속 350km의 고속(탄환)열차도 올림픽 개막 전에 개통할 예정이다. 징진(京津)고속철도가 완공되면 두 도시가 30분 만에 연결된다. 이에 따라 베이징 주변의 산업과 톈진의 항구를 결합하는 ‘수도권 경제권’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안에 기공식이라도”
한편 올해 들어 굵직한 건설 계획 발표나 기공식도 잇달았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징후(京호)고속철도 기공식이 18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징후고속철도는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베이징과 상하이 두 도시 간 1318km를 5시간 만에 주파한다.
이 고속철도는 또 톈진, 지난(濟南), 취푸(曲阜), 난징(南京), 쑤저우 등 주요 도시를 두루 관통하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건설될 다리 위로 달리는 구간이 전체의 약 80%에 이르며 21개역이 건설된다. 약 5년 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선전(沈(수,천))∼광저우(廣州)를 잇는 142km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 계획도 최근 발표됐다. 내년 착공해 2014년 개통할 예정이다.
또 홍콩과 마카오, 광둥(廣東) 성 주하이(珠海)를 잇는 ‘Y’자형 바다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 대교가 주하이만에 건설된다. 지난해 착공돼 2015년 완공 예정인 약 40km 길이의 이 다리는 홍콩과 광저우의 경제 통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