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끝낸다” “역전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USA 선택 2008
민주 막바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경선… 여론조사선 힐러리가 오바마 앞서

“힐러리 상원의원은 오염된 워싱턴 인사이더와 다를 바 없습니다.”(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네거티브가 판치는 낡은 정치로 돌아가는 게 오바마 후보가 내세우는 ‘희망’인가 봅니다.”(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레이스 종반전의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주 경선이 22일 열린다.
지난달 11일 미시시피 주 경선 이래 42일 만에 열리는 이날 경선은 오바마 후보의 ‘끝내기’냐, 힐러리 후보의 ‘역전의 발판 확보’냐를 결정지을 승부다.
그래서인지 두 후보 간의 날선 막판 비난전은 ‘대선전 시작 이래 가장 네거티브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불꽃 튀는 비난전=오바마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 주 중동부 레딩 시의 한 고교 유세에서 “힐러리는 공화당에서 온갖 나쁜 전술을 배워온 듯 ‘키친싱크 전략(네거티브 정치술)만 구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바마 진영이 요즘 주 전역에 걸쳐 융단폭격처럼 퍼붓고 있는 TV 광고도 대부분 힐러리 후보의 건강보험 정책을 비판하고 ‘보스니아 발언’ 파문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광고들이다.
이에 맞서 힐러리 후보는 오바마 후보의 ‘빈민층 비하 발언’ 파문과 담임 목사의 ‘갓댐 아메리카’ 발언 등을 집중 거론하면서 “오바마가 왜 그렇게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는지는 유권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여러분은 우리 둘의 차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캠프 관계자들은 오바마 후보를 ‘시끄럽고 법석만 떨 뿐 실체가 없는 연설가’라고 규정했다.
▽힐러리 승리 유력, 문제는 격차=이번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힐러리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 문제는 어느 정도 차이냐다.
오바마 진영은 차이가 한 자릿수 이내일 경우 ‘사실상 오바마의 승리’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경선 이후 남은 경선은 9곳. 대의원 수는 501명에 불과하다.
21일 현재 뉴욕타임스의 대의원 수 집계에서 힐러리 후보는 1474 대 1635로 161석을 뒤지고 있다. 그 차이를 만회하려면 남은 경선에서 70% 이상을 휩쓸어야 한다. 선출직 대의원의 숫자상 열세 만회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박빙의 결과가 나올 경우 당내에서 힐러리 사퇴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지지도 추이도 힐러리 후보에게 불리하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0%포인트 가까이 오바마 후보를 앞섰지만 최근엔 4∼5%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블루칼라 노동자와 백인 유권자 비율이 높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할 경우 막판 추동력을 얻으면서 슈퍼대의원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필라델피아=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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