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부시, 올림픽 가지 말라”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1분


티베트 독립 시위 사태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 국가들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티베트 시위대 무력 진압에 항의해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거부하는 나라가 늘면서 중국 지도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 일본도 개막식 참석 불투명=타데우스 매코터 미 공화당 하원 정책위의장은 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관리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정식 발의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ABC방송에서 부시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 재고를 촉구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일 아키히토(明仁) 일왕 내외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의 개막식 참석 불참 선언에 이어 미국과 일본의 정상마저 개막식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보다 더 많은 세계 지도자들을 초대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아테네 올림픽 때는 60여 명의 정상급 지도자가 개막식에 참석했었다.

▽티베트 문제 놓고 서방-중국 마찰 격화=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달라이 라마가 유럽을 방문할 수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어느 나라든 달라이 라마의 분열 활동을 지지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1일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은 “유럽연합(EU)이 달라이 라마를 벨기에 브뤼셀로 초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2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 티베트 문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망명 정부, 10일 대규모 시위 계획=티베트 망명정부와 의회가 조직한 ‘티베트인 연대위원회’는 시위가 발생한 지 한 달째인 10일을 ‘행동의 날’로 정하고 이날부터 사흘간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위원회는 또 6일부터 7일간 전 세계 티베트인들과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기도회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중국 공안부의 우허핑(武和平) 대변인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라싸 시내의 일부 사원에서 178정의 소총과 1만3013발의 탄알, 359개의 칼, 3504kg의 폭약, 1만9360개의 뇌관과 2개의 수류탄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권총 1정과 탄창 1개, 탄알 3발, 티베트인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칼 수백 개를 공개했을 뿐 소총과 폭약, 뇌관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올림픽을 전후한 테러 방지를 위해 준군사조직인 66만여 명의 무장경찰에 동원령을 내렸다고 런민우징(人民武警)보가 보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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