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총장 리더십이 유엔 개혁”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3분



美언론 “근면-뚝심으로 기후변화 대책-수단사태 개선 성과”

“실용과 반응력(responsiveness)을 강조하는 반 총장이 유엔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12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활약상을 전하며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 신문은 반 총장이 2006년 12월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뒤 근면과 뚝심을 내세워 외교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다져 왔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유엔이 갖가지 국제문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반 총장 취임 이후엔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됐다는 것.

이 신문은 “반 총장의 리더십이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결단력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이들은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집중하는 것을 그의 강점으로 꼽았다.

○ “포기할 줄 모르고 공격적”

린 파스코 유엔 사무차장은 반 총장의 업무 방식에 대해 “포기할 줄 모르고 공격적”이라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밀어붙인다”고 평했다. 마이클 도일 전 유엔 사무차장도 이 같은 리더십이 ‘유엔에선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반 총장의 대표적 성과로 기후변화 대책과 수단 다르푸르 사태 개선, 유엔 개혁을 들었다. 이 문제들은 모두 그가 임기 초부터 해결하기 위해 주력한 과제이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 중 뉴욕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고위급 회의에는 80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반 총장이 마련한 이 자리는 유엔 역사상 단일 주제를 설정한 회의로는 가장 큰 규모였으며 12월 발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 “한국서 터득한 리더십 덕분”

도일 전 차장은 특히 “반 총장이 ‘발리 로드맵’의 채택으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환경문제에 소극적이던 미국과의 거래에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유엔 회원국들이 구호품을 지원하거나 수단 정부가 태국과 네팔의 평화유지군 주둔을 수용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섰다.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임기 말에 뇌물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떨어졌던 평화유지활동 부서를 재편하는 등 유엔 내부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한편 이 신문은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모국인 한국에서 성장하고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터득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끈기와 뚝심’이야말로 한국이 단기간에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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