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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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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세르비아에 속한 코소보가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경우에도 양측이 무력 대결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이날 실시된 세르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민주당(DS) 소속의 타디치 후보는 51.1%의 표를 얻어 급진당을 이끌어온 니콜리치 후보(47.2%)에게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세르비아가 반대해온 코소보 독립을 유럽연합(EU)이 지지함에 따라 이번 대선은 사실상 세르비아의 EU 가입 추진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돼 왔다. 니콜리치 후보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려는 EU에 반기를 들고 친러시아 성향을 나타내 왔다.
타디치 대통령도 코소보의 독립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이지만 ‘코소보 수호를 위해 전쟁도 불사한다’는 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던 니콜리치 후보와 달리 코소보 독립 저지를 위해 폭력에 의지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 왔다.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타디치 대통령이 재선됨에 따라 코소보의 일방적 독립 선언 및 이에 대한 미국과 EU의 추인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 외교장관들이 코소보에 1800명의 경찰 및 사법 요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할 18일 이전에는 독립 선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소보 측은 니콜리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즉각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과 EU도 타디치 대통령이 재선된 만큼 코소보의 독립을 바로 추인하지 않고 세르비아 측과 비공식적인 조율을 거쳐 독립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세르비아의 EU 가입을 허용하는 대가로 코소보를 독립시키려는 EU는 선거 직후 즉각 환영 의사를 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에서 ‘세르비아 국민은 민주적이고 유럽 지향적인 미래를 지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세르비아와의 가입 협상을 빠른 속도로 진전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코소보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세르비아군을 몰아낸 뒤 사실상 유엔이 관리해 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