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패닉’ 벗어날지 주목

  • 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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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금리 0.75%P 인하

“美경제 못믿겠다” 글로벌 증시 연일 휘청

유럽증시, 美소식 전해지자 급락세 멈춰

‘검은 화요일, 그리고 파격적인 금리 인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충격으로 22일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무려 0.75%포인트나 인하하는 긴급처방을 내놨다. 미 정부의 파격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가 22일(현지 시간) 폭락세로 출발함에 따라 패닉 상태에 빠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해지고 있다.

22일 오후 급락세로 출발한 유럽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하 소식에 하락폭이 줄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독일 DAX30지수는 0.44% 떨어졌으며 영국 FTSE100지수(―0.43%)와 프랑스 CAC40지수(―1.35%)도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에 앞서 이날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600 선이 무너졌으며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세계적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이날 “전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은 경기침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추락, 또 추락….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54.64포인트(3.25%)가 하락하며 1,628.92로 주저앉았다. 하락폭은 계속 확대돼 오후 1시 반경에는 104.90포인트(6.23%)가 빠져 1,578.66까지 밀렸다.

하락폭이 커짐에 따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모두 사이드카(프로그램 거래의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것)가 발동됐다.

기관투자가들의 매입으로 코스피지수는 1,600 선을 회복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4.43% 내린 1,609.02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69% 내렸다.

이번 주가 폭락으로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모두 원금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1일 현재 설정액 50억 원 이상인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 538개 가운데 최근 6개월간 수익을 낸 펀드는 하나도 없었다.

○ 투자자들 문의 빗발

이날 세계 각국의 증시는 시차를 두고 꼬리를 물며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5.65%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7.22%)와 홍콩 항셍지수(―8.65%), 인도 센섹스지수(―4.97%)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 “미국의 경기침체는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며 아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신흥시장의 경제 상황도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각 증권사와 은행에는 주가 폭락의 충격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국민은행 증권타운지점 박혜경 과장은 “평소보다 2, 3배 많은 전화가 걸려왔는데 펀드를 언제 환매해야 좋을지 묻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고객 중 일부는 앞으로 자동이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추락하는 주가를 보며 주식 투자자들은 발을 굴렀다. 박모(73·서울 도봉구 창동) 씨는 “1000만 원이던 투자금이 500만 원으로 반 토막이 됐다”며 “지난해 10월 주가가 2,000을 돌파할 때는 계속 오를 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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