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뒤늦게 공관이사 퇴진說차단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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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감기 걸릴 것 같다.”

지난해 9월 취임 이래 자택 출퇴근을 고집해 왔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일본 총리가 14일 드디어 총리관저에 인접한 공관으로 이사한 뒤 내놓은 일성(一聲)이다.

기본적인 세간은 이미 옮겨놓은 터라 간편한 차림으로 공관으로 들어간 후쿠다 총리는 언짢은 표정으로 “지구온난화와의 관계(난방)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후쿠다 총리는 그동안 관저에서 공용차로 약 20분 걸리는 자택에서 통근해 왔으나 정부 내에서는 경호 때문에라도 빨리 공관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날 후쿠다 총리의 전격 이사는 흔들리는 자민당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내각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후쿠다 총리로는 조만간 닥칠 총선거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후임 주자를 물색하는 물밑 움직임이 적지 않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진영이 모이는가 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복심인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비서관이 “차기 총리감은 다니가키 마사카즈(谷垣楨一) 정조회장”이라고 발언하는 등 ‘후쿠다 끌어내리기’가 솔솔 진행돼 왔다.

후쿠다 총리는 이사를 끝낸 뒤 “하나의 매듭이라고 생각한다. 국회가 큰일이니까…”라고 말했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대비한다는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그가 언제라도 전격 사임할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정가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또는 7월 홋카이도(北海道)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끝난 뒤 중의원 해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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