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물고문 테이프 없애…백악관-의회 권고 무시 파문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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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테러용의자 심문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을 재현한 모습. 사진 출처 ABC방송 홈페이지
미국이 테러용의자 심문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을 재현한 모습. 사진 출처 ABC방송 홈페이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인 알카에다 조직원 2명을 심문하면서 고문을 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테이프를 파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CIA가 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디오테이프를 파기하지 말라는 백악관과 법무부, 의회의 권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CIA 수뇌부가 비디오테이프 보관을 결정했지만 CIA 작전국 책임자였던 호세 로드리게스 씨가 2005년 11월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비디오테이프를 폐기했다고 전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장 시절인 2003년 비디오테이프 폐기에 대해 경고한 바 있는 포터 고스 당시 CIA 국장은 로드리게스 씨의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크게 분노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로드리게스 씨는 올해 CIA에서 은퇴했으며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CIA가 폐기한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알 카에다 용의자 아부 주바이다와 압드 알 나시리는 파키스탄에서 체포돼 태국 등에서 심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이들을 상대로 물고문, 격리조치 외에 심한 소음을 들려주는 방식을 이용해 심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법무부와 CIA 감찰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합동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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