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낙제점 공립학교 폐교” 강행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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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시가 공립학교 성과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학교 6곳을 우선 폐교하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퇴출 대상에 오른 곳은 이스트할렘, 브롱크스, 브루클린 지역에서 D, F등급을 받은 학교들이다. 이들 학교는 교장과 교사진을 교체하고 이름을 바꿔 내년에 새로 문을 열거나 아예 문을 닫게 만들 방침이다.

가스 해리스 시 교육부 담당자는 폐교 조치를 강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상에 오른 학교들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개선될 여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당국이 다음 주에 추가 폐교 조치를 취할 학교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평가에서 낙제점인 D나 F등급을 받은 곳은 각각 100여 곳, 50여 곳으로 나타났다.

조엘 클라인 교육감은 내년 여름까지 14∼20개 학교가 폐쇄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뉴욕 시의 학교 평가와 퇴출 조치는 공립학교와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주장해 온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교육정책에 따른 것이다. 평가는 각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같은 시험을 치르게 한 뒤 1년 전과 비교해 점수가 얼마나 향상됐는지가 기준이다.

뉴욕 시에선 블룸버그 시장이 2002년 취임한 뒤 이미 60여 개 학교가 폐쇄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주로 불필요하게 큰 고등학교의 문을 닫는 대신 작은 학교를 새로 여는 방식이었으며 학교 평가 결과로 폐교 조치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점수 향상 정도를 비교하는 평가 방식에 대해선 반발도 있다. 일부 학교는 아직 학생들의 실력이 엉망인데도 지난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이번 평가에서 A, B등급을 받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평가 기준이 학교 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업만 고려한다는 불만도 높다. 시 교육부 관계자들은 평가 결과가 퇴출 결정 과정에서 참조 자료로만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가 폐교될 경우 (다른 학교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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