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아웃소싱 유치 경쟁…중국 뜨고 인도 지고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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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2위 인구 대국 중국(13억2300만 명)과 인도(11억2200만 명)의 최근 경제발전은 눈이 부실 정도다. 그러나 광활한 영토와 엄청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뒤늦은 고속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두 나라의 발전 양상은 판이하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제조업으로 부를 축적하는 반면 인도는 정보기술(IT)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중국=제조업, 인도=IT 아웃소싱’ 등식도 깨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 IT 시장조사기관들이 수년 내 중국이 IT 아웃소싱에서 인도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2011년 중국이 인도 추월할 것

IT 시장분석기관인 IDC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35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IT 아웃소싱 경쟁력 순위를 매겼다.

인도의 벵갈루루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인도 도시들이 상위에 랭크됐지만 중국의 다롄(大連)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이 인도 도시들과 큰 차이 없이 5∼7위를 차지했다.

콘래드 창 IDC 아시아태평양지역 연구담당 부장은 “2011년에 중국 도시들이 IT 아웃소싱 경쟁력에서 인도 도시들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 부장은 인도가 IT 업계 종사자들의 임금 상승과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침체 기로에 있는 반면 중국은 중앙정부 주도로 각종 인프라 구축과 인재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도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가 아웃소싱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임금 상승과 전문인력 부족 현상으로 정체를 보이는 반면 중국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등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가 IT 아웃소싱 세계 기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등 서구에 비해 싼값에 전문 인력을 고용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인도는 급속한 임금 상승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잃어 가고 있다.

인사 컨설팅업체 타워스페린은 14일 전 세계 4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임금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인도가 올해 평균 14%로 인도네시아(11%) 중국(8%)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인도에서 철수한 미국의 검색엔진업체 라이크닷컴(Like.com)의 최고경영자(CEO) 문잘 샤 씨는 “벵갈루루의 엔지니어 임금이 미친 듯이 뛰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미국 엔지니어 연봉의 20%에 불과했지만 올해 안에 미국 인력의 75% 수준으로 올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의 엄청난 IT 인력 배출

IT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장규모 면에서 지난해 중국(122억6000만 달러)은 인도(302억8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출에서는 차이가 더욱 크다. 인도가 지난해 236억 달러를 수출한 반면 중국은 17억6000만 달러로 인도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가 1998년부터 Y2K 밀레니엄 버그 해결 붐을 타고 IT 아웃소싱 최대 기지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전문인력 덕분이었다. 인도는 매년 49만5000명의 공대 졸업자를 배출한다.

중국이 IT 아웃소싱 최강자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이유도 역시 엄청난 전문인력 배출에 있다. 매년 400만 명의 대학 졸업자를 배출하는 중국에서 지난해 컴퓨터 및 IT 전공 졸업자만 40만 명에 달했다. 2002년 10만 명에서 4년 사이 무려 4배나 증가했다.

○ 인도 영어능력 내세워 자신감

그러나 인도 IT기업연합회(NASSCOM)는 최근 ‘중국 IT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 진화 추적’이라는 보고서를 펴내고 중국이 IT 아웃소싱 분야에서 인도를 추격하고 있지만 IDC의 분석처럼 2011년에 1위로 올라서긴 불가능하다고 장담한다.

인도는 최대 1억 명에 달하는 영어 사용자를 바탕으로 IT 아웃소싱 분야의 82%를 미국과 영국에서 수주하고 있다. 반면 중국 IT 아웃소싱 분야의 최대 고객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전체 59%에 달하며 미국과 유럽은 합쳐서 23%에 불과하다.

NASSCOM은 “IT 관련 기술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지만 언어 능력은 그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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