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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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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올해 7월 시작된 공용자전거 셀프서비스 시스템 ‘벨리브(Velib)’가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바이싱(Bicing)’이 예상을 뛰어넘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르셀로나에는 현재 약 100곳의 무인대여소에 자전거 1500대가 설치돼 있다. 이용 빈도가 200만 회를 넘은 가운데 24유로를 내는 연 회원 가입자도 9만 명에 이른다. 바르셀로나 시는 운영업체인 클리어채널에 내년 봄까지 공용자전거를 6000대로, 무인대여소를 400곳으로 늘리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되면 규모가 지금의 4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클리어채널은 파리에 공용자전거 서비스를 도입한 JC드코에 훨씬 앞서 1998년 프랑스 렌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회사다. 이후 노르웨이 오슬로와 스웨덴 스톡홀름에 비슷한 시스템을 제공했지만 자전거를 타기 힘든 겨울이 긴 도시여서 파리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성공에 힙입어 클리어채널은 최근 프랑스 디종과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 겨울에는 미국 워싱턴에 자전거를 들여놓기로 했다.
JC드코는 최근 룩셈부르크와 자전거 대여 계약을 맺었다. 그 전에 오스트리아의 빈, 스페인의 코르도바 세비야, 벨기에의 브뤼셀, 프랑스의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뮐루즈 루앙 브장송 툴루즈와도 계약을 끝냈다. 파리에서는 무인대여소 750곳, 자전거 1만 대 규모를 연말까지 1500곳, 2만 대로 늘리고 내년부터 파리 교외로도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클리어채널과 JC드코는 옥외광고업체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회사. 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시의 공공간판 사용권을 따내는 것이 이들 회사의 전략이다.
그러나 클리어채널이 운용하는 ‘바르셀로나 시스템’과 JC드코가 운용하는 ‘파리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자전거 제조 관리에 드는 비용을 모두 시가 부담하고 클리어채널은 기존 공공간판 사용권을 연장 받는 대가로 그 운영만을 맡는다. 시는 자전거 6000대에 투자되는 9000만 유로의 비용을 10년간 연회비로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파리에서는 JC드코가 자전거 제조부터 관리, 운영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그 대신 연회비 징수권과 공공간판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후 파리 거리에는 새로 공공간판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때문에 ‘광고판이 많아져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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