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요커]뉴욕 호텔-쇼핑가 “고맙다, 弱달러”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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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뉴욕 맨해튼 백화점에서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혹은 영국식 악센트 영어를 자주 들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뉴욕에 유럽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유럽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고급 보석브랜드인 티파니 뉴욕 맨해튼 본점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1% 늘었다. 유럽 관광객들이 대거 쇼핑에 나선 덕분이다.

호텔업계도 마찬가지. 요즘 맨해튼에선 호텔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숙박료도 하룻밤에 400달러(약 38만 원) 이하 호텔은 찾아보기 힘들다. 뉴욕이 미국 전역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최근 해외 관광객들의 급증과 무관치 않음은 물론이다.

뉴욕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뉴욕을 찾은 관광객은 국가별로는 영국이 116만900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독일 42만 명, 이탈리아 31만7000명, 프랑스 30만5000명, 일본 27만5000명이었다.

올해는 달러화 가치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져 유럽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캐나다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캐나다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때문이다. 2002년 초반까지만 해도 캐나다 1달러는 미국 달러로 환전할 때 0.62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캐나다 1달러는 미국 1달러’ 등식이 성립했다. 그만큼 캐나다 관광객들의 주머니가 두툼해진 것이다. 또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세율이 높아 미국에서의 쇼핑이 훨씬 매력적이다.

더구나 뉴욕은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7시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까운 곳이다. 근래 들어 뉴욕 시내에선 토론토가 속한 온타리오 주 번호판 자동차가 부쩍 늘었다.

캐나다 관광객이 늘면서 뉴욕 시 관광국은 더 많은 캐나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올여름 토론토에서 뉴욕관광 광고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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