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입 아마디, 정말 체포됐나

  • 입력 2007년 9월 27일 19시 09분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해 온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아프가니스탄 경찰에 체포됐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아프간 내무부는 "26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 수피얀 마을에서 경찰의 탈레반 소탕작전 중 아마디와 그의 동생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기간 내내 세계 언론을 통해 탈레반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면서 '탈레반의 입'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그는 특히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때로 상반된 정보를 흘리는 등 능수능란한 언론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20일에는 헬만드 주에서 아프간 군과 교전을 벌이다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아마디는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세 번째 공식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첫 대변인 압둘 라티프 하키미는 2005년 10월 파키스탄 경찰에, 두 번째 대변인 모하메드 하니프는 1월 아프간 정보기관에 각각 체포됐다.

AP통신은 한편 체포된 사람이 아마디 본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최소 4명의 인물이 아마디라는 이름으로 대외 접촉 업무를 해왔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

AFP 통신도 자신을 아마디라고 밝힌 인물이 전화를 해 아프간 정부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체포소식은) 아프간 정부의 정치선전일 뿐"이라며 "그들은 내가 체포됐다고 하지만 지금 이렇게 통화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를 받은 AFP 통신 기자도 "오랫동안 연락해 온 아마디 대변인의 목소리"라고 확인했다.

탈레반의 또 다른 대변인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도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아마디는 체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한국인 인질 석방 과정에서 협상 일정 등의 조정 역할을 맡았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직원 2명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고 AP통신이 27일 전했다.

아프간 관리들에 따르면 ICRC 직원 2명은 아프간 운전사 2명과 함께 26일 오후 아프간 남서부 와르다크 주로 건너가 독일인 인질 루돌프 블레흐슈미트 씨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다가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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