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맞교환 고집… 교착상태 지속”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2분


피랍자 가족들 아프간 대사관 방문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34일째인 21일 오후 피랍자 가족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을 방문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억류 중인 인질 19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협조해 달라는 호소문과 장미꽃 19송이를 전달했다. EPA 연합뉴스
피랍자 가족들 아프간 대사관 방문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34일째인 21일 오후 피랍자 가족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을 방문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억류 중인 인질 19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협조해 달라는 호소문과 장미꽃 19송이를 전달했다. 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인질을 억류 중인 탈레반이 ‘동료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이라는 종전의 요구를 고집하고 있어 17일 이후 인질 석방을 위한 대면 협상이 재개되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는 21일 본보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와의 통화에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라는 요구는 변하지 않았다. 내부에 다른(몸값을 받고 인질을 풀어주자는) 의견이 있더라도 영향력은 없다”고 밝혔다.

사비르는 또 “한국과 아프간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며 당분간 인질을 죽이거나 새로운 협상 시한을 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 측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 2명이 협상 전략과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아 혼선이 빚어졌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인질 문제는 대화로 풀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자비훌라 무자헤드 대변인은 AFP통신에 “인질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며 위협했다. 아마디는 아프간 남부와 동부, 무자헤드는 서북 지역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비르는 칸 씨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혼선은 아프간 정부가 조장하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 내에는 우리가 인질들을 다 죽이고 욕을 먹은 뒤 이 사태를 끝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거기에 말려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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