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후보는 경제학 낙제생?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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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오바마 등 노조의식 反FTA 주장

“양국에 이익” 경제학원론 내용과 안맞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인해, 또한 NAFTA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가 피해를 보았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연결하는 NAFTA는 클린턴 상원의원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자유무역협정. NAFTA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적 업적을 거론할 때 재정건전화와 함께 자주 거론된다.

그런데도 클린턴 상원의원은 최근 들어 반(反)자유무역 행보를 계속해 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반FTA 견해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후보는 심지어 NAFTA 재협상론을 제기한다.

자유무역협정이 장기적으로 협정 당사자 쌍방에 이익이 된다는 것은 경제학 원론의 기본 중의 기본. 그런데 왜 ‘똑똑한’ 대선 후보들이 원론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 후보들이 자유무역을 적대시하는 노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자금에서 노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반FTA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간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은 미국노동총동맹산업별회의(AFL-CIO)의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노조의 요구에는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최근 민주당 주요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반FTA 주장을 제기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시 학교로 보내 경제학 과목을 재이수하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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