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19명도 반드시 돌아올겁니다”

  • 입력 2007년 8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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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김경자 씨 석방 소식이 알려진 13일 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피랍자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자 씨의 오빠 김경식 씨가 감정에 벅차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지나, 김경자 씨 석방 소식이 알려진 13일 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피랍자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자 씨의 오빠 김경식 씨가 감정에 벅차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아이만 돌아와서…너무 죄송합니다.”

기쁨보다는 미안함이, 안도보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피랍자가족모임 사무실을 찾은 김지나(32) 김경자(37) 씨의 가족은 꿈에 그리던 피붙이를 다시 만나게 됐다는 소식보다 남은 피랍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에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김지나 씨의 어머니 선연자(59) 씨는 “2명은 시신으로 왔는데 우리 아이는 아프지만 (살아서) 돌아오게 됐다”며 “남아 있는 19명에게 너무 죄송하다”며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 김지웅(35) 씨는 “동생이 갈 때도 허리가 아파 약을 먹고 갔는데 지금까지 얼마나 아팠을지 걱정이 된다”며 동생의 건강을 염려했다.

김경자 씨의 가족도 피붙이를 다시 만나는 기쁨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다. 그 대신 다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 박선녀(62) 씨는 “너무 갑작스러워 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몸이 아프다는데 건강이 제일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머지 가족들은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면서도 아쉬움을 털어 내지 못했다.

이정란(33) 씨의 동생 이정훈(28) 씨는 “서로 축하를 나누고 있지만 마음껏 기뻐하지도, 마음껏 축하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2명이 풀려난 것은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남아 있는 인질의 석방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도 희망을 엿봤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랍자 서명화(29·여), 서경석(27) 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 씨는 “모두가 돌아오진 못했지만 2명이 돌아왔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나머지 우리 아이들도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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