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3선 시나리오 ‘솔솔’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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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2012년 대선에 또 출마하려 한다는 ‘3선 시나리오’가 러시아 정계에 퍼져 나가고 있다.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상원의장은 23일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4년이면 푸틴 대통령이 지금 자리에 또 올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대변인을 겸한 그는 친(親)크렘린 계열인 러시아 정의당 당수다. 그는 “동계올림픽 개최는 푸틴 개인의 승리”라며 “내년에 새 대통령을 뽑고 그 다음엔 푸틴 대통령을 또 당선시키자”고 제안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서는 임기 말인데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또 나오리라는 관측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예상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러시아와 벨로루시가 국가 연합을 달성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연방국가 대통령이 되는 방안, 헌법을 고쳐 연속해서 3번 대통령직에 오르는 방안, 올해 말 자진 사퇴한 뒤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시나리오 등도 정계 인사들의 입에 올랐다.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최근 “푸틴 대통령이 내년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2012년 대선 입후보 자격이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 내년 3월 후임자에게 대권을 물려주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2012년 대선 출마 배제’의 뜻까지 표명한 것은 아니다. 그는 “퇴임하더라도 러시아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푸틴 대통령 3선 시나리오가 퍼지면서 ‘내년 대선에서 당선될 3대 러시아 대통령은 푸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3대 대통령이 정권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푸틴이 수렴청정을 통해 탄핵안을 내고 크렘린에 재입성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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