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키모 마을 누비는 한국 택시기사들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미국 알래스카 주의 최대 도시 앵커리지에서 서쪽으로 약 650km나 떨어진 외진 소도시 베설. 뉴욕타임스는 22일 ‘알래스카의 택시마을’로 떠오른 이곳을 소개하면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한국인들을 조명했다.

신문에 크게 사진이 실린 김종인(사진) 할아버지는 72세의 나이에도 아직 운전대를 잡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일자리가 있고 공기가 깨끗하고 뉴욕처럼 사람이 많지 않아 좋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베설은 인구가 5900명에 불과하며 그중 80%가 에스키모인이다. 그런데 이 작은 도시에 한국인이 무려 100명이나 살고 있다.

주로 종사하는 분야는 영업용 택시 운전사. 베설의 영업용 택시는 70대로 89명당 1대꼴이다. 택시가 많기로 이름난 뉴욕의 149명당 1대의 비율을 훌쩍 뛰어넘는다.

베설에 이렇게 택시가 많은 것은 수천 개의 호수로 둘러싸여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 자가용이 있더라도 운송비와 기름값을 따지면 택시로 다니는 편이 훨씬 낫다. 택시 요금도 마을 내에서는 4달러(약 3700 원), 5km 떨어진 공항까지는 6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인들에게 만족스러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한인 택시 운전사 정주영(41) 씨가 밤에 총을 맞고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아 대다수의 한인 택시 운전사는 심야 영업을 중단하는 등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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