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한국인들 식사… 건강 양호”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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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세력에 피랍된 한국인 23명은 과연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을까.

일본 NHK는 2차 교섭 시한을 코앞에 둔 22일 밤 탈레반 대변인이 이 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인들은 안전하며 식사도 하고 잠도 자는 등 건강도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2일 탈레반 대변인이 “(한국인들이) 선량한 무슬림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이곳에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대부분)이 여성이 아니었다면 현장에서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로 미루어 볼 때 남자 피랍자 5명의 신변이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피랍자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세력이 억류된 한국인들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수감 중인 탈레반 조직원을 맞교환하자고 제안하는 만큼 인질의 안전에는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피랍자들은 가즈니 주의 카라바그 지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역은 마을만 벗어나면 해발 1100m 이상의 산악과 사막이 펼쳐져 있다. 1980년대 옛 소련 점령 당시에도 탈레반은 암벽과 미로가 발달된 이 지역을 천연 요새로 삼아 소련군에 대항해 왔다.

한국인 피랍자들은 탈레반이 이용하는 천연 요새 7곳에 3, 4명씩 분산 억류되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경찰 관계자는 22일 한국인 피랍자들이 억류된 장소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역의 지형이 험난하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이 처음 납치한 한국인이 18명이라고 발표하면서 23명 중 5명의 행방에 대한 의구심이 일기도 했으나 탈레반은 22일 자신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를 23명으로 정정했다. 탈레반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한국인들이 가즈니 주의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밝혔다.

산악에서 이동생활을 많이 하는 탈레반 세력은 미숫가루처럼 밀과 보리 가루를 이동식으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국인 피랍자들이 탈레반 세력이 전해 주는 음식을 먹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랍자 중 18명이 여성이므로 험난한 지역을 수시로 이동하는 가운데 부상을 입거나 탈진할 수 있어 염려된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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