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는 어디다 돈쓸까…대륙마다 특징 있더라

  • 입력 2007년 7월 5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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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백만장자는 예술품을 구입하지만, 중동의 부호에겐 보석과 시계가 최고다. 아시아에선 골프회원권이 부의 상징이지만, 미국에선 희귀 야구카드를 갖고 있어야 진정한 부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으로 950만 명에 이르는 백만장자들이 대륙별로 상이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미국의 투자회사 메릴 린치와 캡제미니의 보고서 내용을 5일 소개했다.

일단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0만 명의 백만장자가 몰려있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선 사치품 구매비용의 가장 많은 부분(26%)이 자동차와 요트, 비행기 등 백만장자의 `기초품목' 구입에 사용된다.

이 지역의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중산층 출신으로서 짧은 기간에 돈을 번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소비행태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지역 백만장자들은 예술품 구입에 인색한 대신, 사치품 소비의 19%를 희귀 야구카드와 동전 등 수집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륙에선 찾기 힘든 구매 행태다.

보고서는 베이비붐 세대 출신인 이 지역 백만장자들은 옛날 유명 야구선수들의 사진이 실린 야구카드를 구입하면서 어릴 적 할아버지와 야구를 했던 추억을 떠올린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의 백만장자들에겐 예술품 구입이 인기다.

유럽의 백만장자들이 각종 사치품 구매액 가운데 예술품을 구입에 사용한 금액은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15%)과 중동(15%), 아시아(19%)의 백만장자들과는 취향이 다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귀족문화가 있는 유럽에선 저택을 장식하기 위해 예술품을 구입하는 문화가 수백년전부터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백만장자들은 예술품을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 백만장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없는 사치품은 보석과 시계로 나타났다. 전체 사치품 구매액 가운데 13%만 보석 구매에 사용됐다.

이에 비해 중동의 부호들은 사치품 구매액 가운데 32%를 보석 구매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대륙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동에서 보석과 시계의 인기가 높은 것은 자신의 재산을 항상 들고 이동했던 유목민의 전통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동 백만장자 사이에선 자동차와 요트, 비행기의 인기도 높았다.

남미 백만장자들의 소비행태는 다른 대륙에 비해 독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술한 치안환경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석 등 겉으로 드러나는 사치품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사치품 구매액 중 예술품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유럽과 같은 수준인 25%나 됐다. 다만 전 세계의 예술품을 수집하는 유럽의 백만장자와는 달리, 현지 작가의 예술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0만 명에 이르는 아시아의 백만장자들은 과시형 소비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요트, 비행기 구매에 사용되는 액수는 전체 사치품 구매액의 30%로 다른 대륙의 백만장자들을 앞질렀다. 보석 구매에 사용되는 비율도 24%로 중동(32%) 다음이었고, 예술품 구매액 비율(19%)은 미국(15%)보다 앞섰다.

아시아의 백만장자들은 특히 골프회원권 구입에 신경을 쓴다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그러나 여행과 의류에 들어가는 돈의 비율은 다른 대륙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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