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생 성적 오른 만큼 교사 보너스도 쑥쑥

  • 입력 2007년 6월 20일 04시 12분


코멘트
가점별 年수백~1만달러 차등 지급

교원노조선 “부적절한 평가” 반대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학교에서 과학교사로 일하는 존 로퍼배커 씨는 2005년 봉급 외에 2131달러(약 200만 원)를 추가 보너스로 받 았다.

그가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올랐기 때문 이다.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교사들에게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는 성과급제가 미국에서 점차 확 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교원 성과급제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1980년대. 학생들의 성적 향상 여부에 따라 보너 스를 지급하면 의욕이 있는 교사들은 더욱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기대한 결과였다. 처음 에는 교사들의 반발이 컸다. 평가자가 제도를 악 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로퍼배커 씨도 2004년 이 같은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 대표적인 회의론자였다. 그러나 그 를 비롯해 미니애폴리스의 상당수 교사는 이 제 도의 적극적인 옹호자로 바뀌었다. 제도 시행 이후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는 효과가 나타 났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적 향상 정도에 따라 매년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의 보너스 를 받는다. 가르치기 어려운 도전적인 과목을 가 르치는 것도 가점 요인이다.

미니애폴리스 교사들은 얼마 전 투표를 통해 교 원 성과급제 확대 방안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미네소타 주는 교원 성과급제를 수십 개 학군으로 확대했다. 교원 성과급제는 미네소타 주뿐만 아니 라 플로리다, 애리조나 주 등으로 속속 확대되는 추세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지원한다. 미 교육부는 교원 성과급제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16개 주에 총 4200만 달러를 처음 지원한 데 이어 이달에는 18개 주에 3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성과급제에 대한 교사들의 반대 강도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하는 교사도 여전히 많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는 올해 성과급을 받은 교사 명단이 유출돼 지역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 되면서 교사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도 지난해 주 의회가 성과급제 도입을 승인했지만 교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평가 단위를 교사 개인이 아닌 팀별로 하는 방안 으로 수정했다.

교원노조도 부정적이다. 현재 전국단위 교원 노조 2개 중에서 규모가 큰 전국 교육위원회는 성과급제를 ‘부적절한 평가방법’으로 규정했다. 또 다른 교원노조인 미국교원연합회는 ‘표준화 된 시험은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성적만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