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바르하지 ILFC 회장, 그 앞에선 보잉도 에어버스도 떤다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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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자라나 세계 항공업계의 대부로 우뚝 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뤄 낸 스티븐 우드바르하지 ‘인터내셔널 리스파이낸스 코퍼레이션’ 회장. 사진 출처 스미스소니언 국립우주항공박물관
가난한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자라나 세계 항공업계의 대부로 우뚝 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뤄 낸 스티븐 우드바르하지 ‘인터내셔널 리스파이낸스 코퍼레이션’ 회장. 사진 출처 스미스소니언 국립우주항공박물관
17일 프랑스 부르제 공항에서 개막된 47회 파리 에어쇼.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전시회인 이 쇼의 핵심 인물은 누구였을까.

그 주인공은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항공기 리스업체 ‘인터내셔널 리스파이낸스 코퍼레이션(ILFC)’의 스티븐 우드바르하지(61) 회장이었다.

이 업체는 이미 보잉에서 700대 이상, 에어버스에서 600대 이상의 항공기를 구매해 두 업체의 가장 큰 고객이다.

우드바르하지 회장이 또 보잉 787기 50대를 주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면서 에어버스는 속을 태우는 상황이다. 에어버스는 우드바르하지 회장이 설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거액을 들여 에어버스-350의 설계를 고치기도 했지만 아직 구매 사인을 받지 못했다.

○ 가난한 헝가리 이민자 출신

우드바르하지 회장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이다. 1946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소련군이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지 15개월 뒤인 195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어머니가 벌어오는 주당 65달러가량으로 온 가족이 먹고살던 어려운 시절에도 어린 우드바르하지의 꿈은 항상 하늘에 가 있었다. 비행장 활주로 끝에 애인을 데리고 가 수송기를 설명하면서 청혼했다는 일화도 있다.

○ 자산 31억 달러 리스업 대부

우드바르하지 회장은 35년 전 항공기 리스라는 당시로는 생소한 사업 아이디어와 이민자들에게서 모은 15만 달러를 갖고 항공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늘날 항공기 리스 산업은 13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규모로 성장했다. 하늘을 나는 전 세계 항공기의 절반은 리스 비행기다. 항공기 리스 시장이 커지면서 우드바르하지 회장의 개인 자산도 31억 달러로 늘어나 미국인 중 부자 순위 83위로 뛰어올랐다.

우드바르하지 회장이 창설한 ILFC는 1078대의 항공기를 소유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679대)과 에어프랑스(265대), 브리티시 에어웨이(239대) 같은 세계적인 항공사도 넘볼 수 없는 규모다.

에어라인닷컴의 에드먼드 그린스렛 편집장은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과의 인터뷰에서 우드바르하지 회장을 ‘세계 항공업계의 신(神)이자 세계 항공산업의 자금줄’이라고 평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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