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주자들 “존스는 내 사람… 양보못해”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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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통령 후보 사이에서 ‘만인의 친구’로 통하는 제임스 존스(64·사진) 전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사령관이 워싱턴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해 온 힐러리 클린턴, 외교안보 경험이 일천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 대선 후보는 물론 해군장교로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까지 수많은 유력 대통령 후보가 모두 그를 ‘내 사람’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193cm의 장신에 해병대 대장 출신인 그는 유럽 주둔 미군사령관과 나토군 사령관을 거쳐 지난해 12월 은퇴한 뒤 미 상공회의소 산하 에너지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은퇴 의사를 밝히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당시엔 공석인 부장관 자리를 권하며 2차례나 그를 만났지만 사양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힐러리 의원은 평소 “당선되면 그는 국방장관감”이라고 말해 왔다. 오바마 의원 측도 “오바마 의원이 그를 정기적으로 만나 외교안보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혀왔다. 매케인 의원은 “가장 오래되고 가까운 친구 중 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존스 전 사령관이 해병대 대위 시절 상원 연락장교로 근무할 때 당시 해군 대위였던 매케인 의원이 그의 직속상관이었다.

대선주자 외 정치권의 ‘존스 모시기’ 경쟁도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민주당의 하원 1인자인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는 “그는 모두가 사랑하는 아이젠하워 같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전쟁 직후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존스 전 사령관과 동향인 팻 로버츠(공화) 상원의원은 “그는 국가의 보배이며 공화당 지지자란 걸 내가 잘 안다. 민주당은 꿈도 꾸지 말라”며 민주당 견제에 나섰다.

지금까지로는 그가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은 듯하다. 이념적으로도 한쪽으로 못을 박기는 힘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변에서 그를 두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강력한 안보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보수적이지만 (동성애 낙태 등) 사회 이슈에는 리버럴하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느릿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쓰며 파리에서 성장해 프랑스어가 유창한 그는 “어느 정파와도 손잡지 않는다”는 ‘중도의 길’을 걸어 온 군인이다. 과거 대통령선거 때 어느 정당에 투표했는지도 함구한다. 강성(强性)인 해병대 문화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의 동료들은 그를 “해병대의 지성”으로 부른다. 아들도 해병대 대위로 이라크전쟁에 두 차례 투입됐다.

그의 인기 상승과 함께 워싱턴 정치권은 안보이슈가 주도할 다음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그의 철학을 점검하기 바쁘다. 그의 구상은 △이라크전쟁이 어떻게 시작됐건 지금은 병력 증파로 완전한 치안확보 및 이라크 재건에 나서야 하며 △미국의 국제적 이미지 개선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 불법논란을 빚어온 관타나모 포로수용소는 ‘내일 당장’ 폐쇄라는 것으로 정리된다. 공화당과 민주당으로선 그의 철학에 입맛이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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