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10년엔 美본토 핵공격 가능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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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패권 다툼’ 中-日고삐 풀린 군비경쟁

201×년 5월, 중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에서 발사된 최신형 순항미사일과 대(對)레이더 미사일 수십 발이 불기둥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거의 동시에 중국의 해안 공군기지 여러 곳에서 최신예 전투기와 폭격기 100여 대도 일제히 출격했다.

‘타깃’은 양안(兩岸) 분쟁에 개입한 미 태평양함대 소속 항공모함 전단. 300여 발에 이르는 가공할 대함미사일의 기습 세례는 미 항공모함 전단의 방공망을 뚫고 함재기와 이지스함을 대파했다.

이어 중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주한 주일미군 기지들도 무력화되자 ‘중국과 북한의 연합군’은 한반도 침공을 감행하는데….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공개한 보고서에 나오는 중국의 미 항모 공격 시나리오를 재구성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북아 군비 경쟁은 ‘제동장치’가 고장 난 지 오래다.

지난달 말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2006∼2007 동북아 군사력’ 연감은 중-미 대결 구도 심화, 중-일의 군사력 강화로 최근 동북아 전 지역의 ‘군사적 밀도’가 증가 일로라고 분석했다.

▽해군력 강화에 바쁜 중국=연감은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처음 시인한 중국이 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밀리는 해상 전력을 일거에 만회해 동북아 패권국으로 등극하기 위해선 항공모함이 필수 전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항공모함 1척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3척의 항공모함을 실전 배치하는 한편 러시아에서 함재기인 SU-33 50대를 25억 달러에 구매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2010년경까지 3척이 실전 배치되는 전략핵추진공격잠수함(SSN)에는 사거리가 8000km인 쥐랑(巨浪) 2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6기가 처음으로 탑재된다. 이 미사일은 한 기에 3개의 핵탄두가 장착돼 유사시 잠수함 1척이 48개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핵잠수함 전력이 완비될 경우 중국의 핵 공격권이 미 본토 서부 해안까지 확장되고 중국은 실질적인 2차 핵 반격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중국판 이지스함’인 뤼하이(旅海)급 미사일구축함도 4척이 건조되고 있다.

▽전후 최강의 군사력 확보에 나선 일본=일본은 북한 핵 문제와 중국의 군비 증강을 빌미로 해·공군력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시킨 일본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을 장착한 신형 이지스함 2척을 내년 봄까지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총 6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 4척의 이지스함도 SM-3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해 2010년경 완벽한 미사일방어(MD)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차세대 잠수함은 2016년경, 5000t급 호위함 4척은 2015년경 실전 배치된다. 2010년경엔 경항모에 가까운 1만3500t급 헬기상륙함 2척도 전력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0년까지 낡은 F-4 전투기 80여 대를 대체할 차기 전투기 후보로 세계 최강의 F-22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워싱턴타임스는 27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F-22 100대 도입 문제가 공식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몇 년 내 KC-767 신형 공중급유기 4대까지 도입하면 항공자위대의 작전 반경과 전쟁 수행 능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일본은 또 2009년경 해상도가 40cm급으로 미국의 첩보위성과 맞먹는 신형 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한국의 대응=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해 2010년대 중반까지 F-15K급 차기 전투기, 이지스함 등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현 수준의 국방 예산으론 불투명한 역내 미래 안보환경에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 양국의 군사비 지출이 갈수록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한국과의 격차를 넓혀 가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 전력 증강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냉전을 방불케 하는 주변국의 군비 증강에 맞서려면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사거리 1000km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과 같은 ‘고슴도치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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