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참사로 은사잃은 세계적 과학자 김종우 박사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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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서치(Harmony Search) 알고리즘’을 개발해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인 과학자 김종우(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원) 박사가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은사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은사는 인도 출신의 G V 로가나탄(도시환경공학과) 교수로 사건 당일 공학관 206호 강의실에서 ‘고급 수문학’ 강의 도중 변을 당했다.

김 박사와 로가나탄 교수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고려대에서 수리수문학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씨는 로가나탄 교수의 초청을 받아 버지니아공대 방문연구원(Visiting Scholar)으로 그해 1월부터 2000년 3월까지 로가나탄 교수와 함께 일했다.

당시 김 박사는 이 대학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하모니 서치 알고리즘을 창안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컴퓨터 연산을 통해 가장 좋은 화음의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 이는 연주자가 직관을 이용해 즉흥적으로 화음을 찾아 내는 과정을 이론화한 것.

김 박사는 이 이론을 발표한 뒤 미국 최대 인명록인 ‘후즈 후 인 아메리카(Who's Who in America)’에 등재되고, 영국 케임브리지의 국제인명센터(IBC)가 수여하는 ‘21세기의 뛰어난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김 박사는 “하모니 서치를 개발할 때 반신반의한 분이 많았지만 로가나탄 교수님은 내게 항상 힘을 주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아침에 안부차 교수님께 e메일을 보냈다가 다른 연구자에게서 교수님이 총격에 희생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주인을 잃은 웹사이트엔 저와 교수님이 함께 썼던 ‘하모니 서치 알고리즘’ 관련 논문이 최근의 주요 논문으로 소개돼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추천서가 이미 고인의 것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도 교수님의 얼굴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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