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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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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신청한 전남 여수시의 개최 능력과 한국인의 의지를 평가하기 위한 세계박람회기구(BIE)의 국내 실사(實査)가 9일 시작됐다. BIE의 카르맹 실뱅 집행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실사단 7명은 이날 오후 3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13일까지 서울과 여수 현지에서 실사 활동을 벌인 뒤 차례로 경쟁 도시인 모로코 탕헤르,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 뜨거운 환영 열기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은 귀한 손님들을 환대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실사단이 공항 귀빈실을 통해 들어오자 여수시립어린이집에 다니는 5, 6세 어린이 7명이 고운 한복 차림으로 이들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실뱅 단장은 귀빈실에서 이은 해양수산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잠시 환담하면서 “첫 현지 실사 대상국인 한국에 도착해 매우 기쁘다”며 “한국과 여수의 내재적 가치를 빨리 알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언론의 높은 관심과 뜨거운 환영 열기를 접하니 세계박람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사단을 태운 차량이 공항을 빠져나올 때는 여수시와 전남 등지에서 올라온 시민 500여 명이 도로에 늘어서 깃발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이들의 입국을 반겼다.
이날 오후 7시부터 8시 반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환영 만찬이 열렸다. 이 만찬에서는 여수시 미평초등학교 학생들의 세계박람회 유치 소망을 담은 영상편지가 상영된 직후 영상편지에 등장했던 학생 2명이 실제 만찬장에 나타나 실사단에 편지를 직접 전달하는 ‘깜짝쇼’가 있었다.
○ 국내 실사와 개최지 결정은
실사단은 13일까지 서울과 여수시에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위원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개최 계획과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개최의 당위성과 구체적인 개최 방법, 준비 상황, 사후 활용 계획 등 총 61개 세부 항목을 면밀히 평가한다.
이들은 여수시가 개최지로서 적합한지를 따진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올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41차 BIE 총회에 탕헤르, 브로츠와프의 실사 결과와 함께 보고한다.
개최지 결정은 올해 11월 26, 27일(잠정)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제142차 BIE 총회에서 98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상위 2개국이 결선투표를 해 개최지를 최종 선정한다.
○ 세계박람회란
흔히 엑스포(EXPO)로 불리는 세계박람회는 참가국들이 자국의 산업과 문화를 전시해 이해와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행사로 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와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힌다.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개최된 뒤 2005년 일본 아이치(愛知) 박람회까지 지금까지 총 106차례 열렸다.
BIE가 공인한 ‘공인 엑스포’는 ‘등록 박람회’와 ‘인정 박람회’로 나뉜다. 5년마다 개최되는 등록 박람회는 본 대회 격으로 주제와 전시장 규모에 제한이 없고 전시 기간은 6개월 이내다. 2000년 독일 하노버 세계박람회 등이 사례다.
여수시가 유치하려고 노력 중인 2012년 세계박람회는 인정 박람회다. 국내 꽃박람회와 같은 비공인 박람회보다 수준이나 규모가 월등하다. 하지만 등록 박람회에 비해서는 주제가 제한되고 규모가 다소 작다. 등록 박람회 사이에 열리며 전시 기간은 3개월 이내다.
인천=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세계박람회기구(BIE) 공인 박람회 (자료: 해양수산부) | ||
| 구분 | 등록 박람회 | 인정 박람회 |
| 주제 | 제한 없음 | 명확한 주제 |
| 기간 | 6주∼6개월 | 3주∼3개월 |
| 개최 빈도 | 5년에 1회 | 등록 박람회 사이 1회 |
| 비용 분담 | 개최국은 용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 전시관 지음 | 개최국이 국가관을 지어 참가국에 무료 임대 |
| 사례 | 2000년 독일 하노버 2005년 일본 아이치 2010년 중국 상하이 | 1993년 대전 엑스포 2008년 스페인 사라고사 2012년 세계박람회(여수시 개최 신청) |
■“손님맞이 준비 끝… 결실만 남았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꿈은 이루어진다.’
세계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 첫날인 9일 전남 여수시청 앞 광장.
로터리 가운데 설치된 20m 높이의 희망탑은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염원하는 2만 장의 노란 천으로 뒤덮였다.
실사단이 서울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 이날 여수는 세계박람회 유치 열기로 가득했다.
실사단이 이동할 12km 도로변에는 박람회기와 실사단 소속 국가의 국기들이 걸렸고 아파트와 상가, 주택에는 태극기로 물결을 이뤘다.
도로 화단은 시민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꽃으로 예쁘게 단장됐고 중앙동 로터리에 한지로 만든 6m 높이의 동백꽃 탑이 설치되는 등 손님맞이 준비가 모두 끝났다.
시민들은 실사단에 ‘청정 미항(美港)’의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여수항, 신항, 묘도항 등에서 사흘째 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였다.
수정동에 사는 박미순(48·여) 씨는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 기분”이라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바닷가에 나가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한 만큼 좋은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수시와 유치위원회도 실사단 숙소인 경남 남해군 힐튼호텔과 만찬 장소인 거북선 함상에서 리허설을 갖고 실사단이 참석하는 홍보관 개관식 행사와 거북선 축제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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