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물’ 3310L 아껴라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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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약 90L. 그러나 먹고 씻고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보이는 물’만 계산한 수치이다.

쌀과 다른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고, 청바지를 만들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숨어 있는 물(hidden waters)’을 합치면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무려 3400L에 이른다.

영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워터와이즈’는 22일 유엔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농수축산물과 공산품 생산에 소비되는 ‘숨어 있는 물’ 실태를 보고서로 발간했다.

70g짜리 토마토 한 개를 키워 내는 데 필요한 물은 13L이다. 쇠고기 500g 생산에는 7750L, 우유 한 잔을 만들어 내려면 200L의 물이 필요하다. 150g짜리 햄버거 하나를 먹었다면 2400L의 물을 쓴 것과 마찬가지다. 같은 상품이라도 산지에 따라 물 소비량은 천차만별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지하수를 헐값에 뽑아 쓸 수 있고 절수(節水) 기술이 뒤떨어져 물 낭비가 심하다. 미국의 경우 쌀 1kg 생산에 드는 물이 2000L이지만 태국은 5500L나 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물의 날’ 특집 섹션에서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가 시행해 온 보조금 정책을 물 절약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네슬레는 에티오피아 커피 농가의 친환경 재배 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해 일반 농가 사용량의 10분의 1의 물만 쓰고도 커피를 생산하도록 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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