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차일드 5대후계자 너대니얼 ‘가문의 영광’ 다시 살릴까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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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Rothschild).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금융권을 주물러 온 ‘금융재벌 가문’의 대명사다. 창업자인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의 다섯 아들이 유럽 각국을 거점으로 키워 낸 사업은 투자은행 외에 석유와 다이아몬드, 호텔, 와인 등 여러 분야를 총망라한다.》

8일 뉴욕타임스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차기 후계자로 영국 지부의 4대 후계자인 제이콥 로스차일드의 아들 너대니얼 로스차일드(35·사진) 회장이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운영업체인 아티커스캐피털 공동 회장인 그는 최근의 성공적 투자를 바탕으로 과거 어느 후계자보다도 많은 부를 거머쥐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돌아온 탕아=너대니얼 회장이 처음부터 후계자로 지목된 것은 아니었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기피해 온 가문의 전통 때문에 많은 것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청년기에 그는 뉴욕과 파리, 런던을 오가며 화려한 파티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유럽의 재벌 자녀, 수많은 톱모델 및 영화배우와의 염문을 뿌렸고 1995년에는 런던 사교계의 여왕으로 불리던 애너벨 닐슨과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야반도주를 하기도 했다.

“가문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수군거림이 잇따랐다. 후계자로 지목됐던 그의 친척들이 잇달아 호텔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하거나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요절하면서 부정적인 전망은 커졌다.

그를 변화시킨 것은 1995년 아티커스캐피털의 티모시 배러킷 회장과의 만남이었다. 배러킷 회장이 새로운 헤지펀드 설립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들은 그는 피우던 담배를 황급히 비벼 끄며 “함께 일하자”고 구애작전을 펼쳤다. 이후 그는 사교계의 난잡한 생활을 정리하고 일에 몰두했다. 술을 끊었고 부인과의 이혼에도 합의했다.

▽금융권 거물의 재탄생=너대니얼 회장이 합류한 아티커스캐피털의 헤지펀드는 연간 30%대 성장을 거듭해 규모를 20억 달러에서 3년 만에 140억 달러까지 늘렸다. 그는 2005년 8000만 달러의 성공보수금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그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침체에 시달렸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부흥에는 이런 그의 성공이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5대 후계자로서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평도 많다. 너대니얼 회장의 측근들은 그가 아버지만큼 야심과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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