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8일 올해 포브스지 선정 세계 부호 순위에서 3위에 오른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67·사진)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통신회사 텔멕스의 회장인 슬림의 올해 재산은 490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90억 달러가 늘어났다. 무려 63%에 이르는 슬림 회장의 2006∼2007년 재산 증식 속도는 최근 10여 년 동안 그 어느 부호가 보여준 연간 재산 증가율보다 가파른 것이라고 포브스지는 소개했다.
특히 부호 1, 2위를 고수하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요즘 ‘돈 버는 것’보다는 ‘베푸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슬림 회장의 1위 등극은 ‘언제’의 문제이지 ‘가능성’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 분야에서 시작한 슬림 회장은 재빠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유통, 금융, 담배, 항공,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슬림 회장의 재산은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하며 그의 계열사에서 일하는 종업원만도 25만 명에 이른다. “멕시코는 슬림의 땅(Slimland)”이며 멕시코 사람들은 매일 그에게 단 몇 페소라도 지불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유행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러나 슬림 회장에 대한 멕시코 국민의 지지만큼이나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비판론자들은 그가 멕시코 경제가 극도로 혼란했던 시기에 헐값에 통신기업을 인수한 뒤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정치권과 결탁해 사업을 급속도로 확장시켰다는 비난도 있다.
최근 슬림 회장은 멕시코 빈민가 재건과 교육, 보건 프로젝트에 40억 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건희 정몽구 회장 등 한국인 10명 포함
빌 게이츠 13년째 선두… 인도-러시아 부자 급증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13년째 세계 최고의 부호 자리를 굳게 지켰다. 또 한국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10명이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빌리어네어(Billionaire)’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8일 선정 발표한 ‘2007년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총 56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지난해에 이어 각각 2, 3위를 고수했다.
한국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10명이 순위에 올랐다. 이 중 이재용 삼성 전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은 새롭게 진입했다.
중국 본토 사업가로 처음 명단에 오른 장인(張茵·24억 달러) 주룽(玖龍)제지 회장은 390위를 기록했다.
올해 부호 명단의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해보다 수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나이가 갈수록 젊어지고 인도 러시아 부호들이 급부상한 것. 인도는 36명이 명단에 올라 24명에 그친 일본을 제쳐 눈길을 끌었다.
올해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호는 946명으로 지난해 793명에 비해 19% 늘어났고 전체 순자산액도 3조5000억 달러로 35% 불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415명의 이름을 올려 1위를 지켰으며 독일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평균 연령은 62세로 지난해보다 두 살 젊어졌고 전체의 60%가 거의 ‘빈손’으로 시작해 재산을 모은 자수성가형 부호였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포브스지 선정 세계 10대 부자 (단위: 억 달러) 순위 인물 직책 재산 1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560 2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520 3 카를로스 슬림 통신회사 다수 소유 490 4 잉그바르 캄프라드 일가 이케아 그룹 설립자 330 5 락시미 미탈 미탈 철강 회장 320 6 셸던 아델슨 샌즈 카지노 그룹 회장 265 7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 260 8 아만시오 오르테가 자라 그룹 회장 240 9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 230 10 데이비드 톰슨 일가 톰슨 미디어그룹 설립자 220 세계 부호에 포함된 한국 부자 순위 인물 직책 재산 31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9 432 정몽구 현대차 회장 22 557 이명희 신세계 회장 18 557 신동빈 롯데 부회장 18 583 이재용 삼성 전무 17 583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17 754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13 754 차용규 카작무스 사장 13 840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11 840 서경배 태평양 사장 1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