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이름값 5000억원…'루브르 아브다비' 30년 사용 대가

  • 입력 2007년 3월 7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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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가치는 5억2000만 달러(약 4930억 원)?'

매매가격이 아니다. 단지 이름만 빌려주는 대가다.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가 6일 아부다비에 루브르 박물관의 분관을 설립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UAE는 '루브르 아부다비'라는 이름을 30년 간 사용하는 대가로 프랑스에 5억2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10년 동안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 200~300점을 최장 2년 간 대여하는 조건으로 2억4700만 달러, 15년 간 매년 4차례 특별 전시회를 여는 조건으로 2억5350만 달러, 20년 동안 경영자문을 해주는 대가로 2억1450만 달러, 루브르 박물관 본관 시설공사에 3250만 달러 등 모두 7억4750만 달러(약 7090억 원)를 추가로 내는 조건에 합의했다.

'사막의 루브르'라고도 불리는 분관은 UAE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디야트 섬 관광리조트의 문화특구에 들어선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장 누벨의 설계로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비만 1억800만 달러(약 1025억 원). 이슬람 미술작품을 포함해 모든 시대와 지역의 예술품들을 한데 모아 전시한다는 목표다.

총 공사비 270억 달러(약 25조6000억 원)가 드는 사디야트 섬 관광 리조트에는 '루브르 아부다비'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별관인 '구겐하임 아부다비'를 비롯해 5개의 박물관과 호화 호텔, 골프 코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UAE 정부는 루브르 박물관의 유치가 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프랑스 내부에서는 박물관 학예사와 예술사가를 비롯한 4700여 명이 '프랑스의 영혼을 파는 행위'라며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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