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이 쓴 성교육책에 中 ‘후끈’…친구들 경험담 담아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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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여대생이 성(性)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성교육 서적이 출판도 되기 전에 격렬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언론은 20일 구이저우(貴州)민족학원 4학년 왕지(王계) 씨가 섹스를 주제로 2년 전부터 집필한 성교육 서적을 장쑤(江蘇)문예출판사가 곧 출간한다고 보도했다.

친구들이 직접 경험한 실례를 인터뷰해 만든 이 책은 처음엔 주위 친구들 사이에서 읽혔으나 최근엔 소문이 나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수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다.

왕 씨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이 황색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 관련 지식을 얻지만 대부분이 판에 박힌 내용이거나 이미 결혼한 사람을 위주로 한 내용이 많다”며 “대학생이 성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 같아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성교육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임신이나 유산을 경험한 주변 친구들과 면담해 수집한 생생한 실제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터넷과 도서관에서 자료를 모은 뒤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자문해 젊은이들이 궁금해하는 성에 관한 정보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일 먼저 완성한 ‘임신 편’을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대학생들이 성지식과 자기보호 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깨달은 뒤 ‘자기보호 편’을 추가했다. 이어 반응이 좋자 ‘신체 편’과 ‘애정 편’, ‘정결 편’, ‘동거현상 반성 편’을 덧붙였다.

왕 씨는 “처음엔 학교 친구들이 경쟁적으로 원고를 돌려 읽었으나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대학생들이 원고를 보내 달라는 연락을 해 왔고 결국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왔다”고 말했다.

왕 씨는 “아버지가 이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를 통해 ‘체면 깎이는 일을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유했지만 나는 절대 체면을 손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친구들이 이 책을 보고 나중에 눈물을 흘리거나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는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 교수들은 성 개방 풍조가 확산되고 성을 오도할 우려가 있다며 출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학생은 잘못된 성지식을 바로잡기 위한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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