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독살 스파이’ 책, 할리우드 영화로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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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방사성 물질에 독살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씨의 책이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24일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미국 영화사인 브라운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리트비넨코 씨의 책 ‘러시아 날려 버리기(Blowing Up Russia)’의 영화화 판권을 샀다고 보도했다.

리트비넨코 씨가 역사학자인 유리 펠시틴스키 씨와 함께 쓴 이 책은 1999년 러시아 전역에서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폭탄 테러가 러시아 비밀경찰인 연방보안국(FSB)의 자작 테러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FSB의 총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었다. 책은 푸틴 대통령이 이 사건을 체첸 분리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몰아붙이며 체첸 침공을 전격 단행한 후 지지도가 급상승해 권력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최근 007 시리즈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가 리트비넨코 씨 역으로 물망에 오를 정도로 영화 제작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크레이그는 지난해 TV 시리즈로 제작된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 ‘대천사(Archangel)’에서도 러시아 당국에 맞서는 수사관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이 영화가 나오면 ‘리트비넨코 독살’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크렘린이 더욱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트비넨코 씨 독살 사건과 관련해 이탈리아 경찰은 24일 리트비넨코 씨를 런던에서 만났던 첩보 컨설턴트 마리오 스카라멜라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런던에서 귀국한 스카라멜라 씨를 체포했지만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스카라멜라 씨는 지난달 1일 런던의 한 일식당에서 리트비넨코 씨를 만났으며 그 직후 리트비넨코 씨는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에 중독돼 숨졌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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